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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궁금해본 적 있으신가요?

통계청에서 물가니 가계 수입, 지출, 실업률 같은 통계들을 다 어떻게 조사하는지,

어디서 이런 데이터를 전부 수집하는지 말이에요. 하긴, 저도 그전엔 잘 몰랐지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렇게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요.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가가호호 문을 두드리며

매일같이 통계조사를 위해 발로 뛰시는 조사원 여러분들...

그 분들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이 글은 충북통계사무소 충주출장소 김미정님의 글입니다.--


통계청!!

통계청이 도대체 뭐하는 곳이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내가 하기 싫으면 그만이지 누구보고 꼭 하라마라 하냐며 통계 조사에 절대 해줄 수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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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겪는 일이지만 문을 ‘쾅!’ 닫아 버리면 닫힌 문을 한참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게 느껴지는지….

도대체 난 왜 그런 대접을 받으며 일을 해야 되는 걸까….

나도 여는 공무원과 다름없는데 가정에서는 든든한 신랑과 재롱덩이인 두 딸아이의 엄마인데….

 

이런 서글픈 생각이 밀려들면 이 일을 잘 선택했는지 후회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수십 번, 수백 번 그만둬야지,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쉽게 놓지 못하는 건, 남들이 말하는 그 놈의 정 때문인가. 벌써 통계경력 14년을 넘어서고 있다.

이 일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는 내가 10년이 넘으면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조사구 사람을 대할 때 당당하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여유로운 마음과 당당함은 어디로 갔는지 점점 조사구 사람을 대하고 설득하는 일들이 멀게만 느껴지고 자신 없어진다.

연동표본을 시작할 때는 더 그런 마음이 든다. 24평 소형아파트에 거주하는 나의 대상 가구들…. 사람들의 성격이 어찌나 까칠한지, 사람을 만나 얘기 하는 것조차도 싫어하고 집안에 있으면서도 초인종을 누르기만 하면 아파트 계단에서 들리던 말소리나 TV소리가 순간 작아지거나 들리지 않을 정도이다.

처음 연동조사를 시작하며 가계부를 적어달라고 설득하는데 얼마나 힘들었던지 생각나는 분이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와서 지난주에 일한 시간이며 무엇을 했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기분 나빠 죽겠는데 이제 살림살이까지 적어줘야 해?" 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아주머니.

"나 절대 가계부를 적지 않겠다!"며 가계부 얘기를 하려면 아예 오지도 말라고 협박까지 하셨다.

나는 아주머니 앞에서 한마디의 말도 못하고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며 그 집을 나왔다. 다음날 다시 방문 드렸지만 집에 계시지 않는지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었다.

그 다음날 마찬가지였다. 만나지 못하고 메모지만 아파트 문에 붙여 놓고 왔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찾아갔지만 그날 이후로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내가 너무 일에 소극적인가 하는 생각에 퇴근 후 다시 아주머니를 만나기 위해 아파트의 초인종을 눌렀다.

할머니께서 아파트 문을 여셨다. 지금 며느리가 아직 안 왔으니 다음에 오라고 하시며 문을 닫으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그 순간 집안에서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고 통화하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난 오늘만큼은 꼭 가계부 설득을 위해 아주머니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하고 아파트 문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쪼그리고 앉아 있는 나 자신이 참 처량 맞았다.

슬픈 생각이 밀려들어 오니 눈물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때 갑자기 아파트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할머니께서 나오셨다. 깜짝 놀라시더니 “아직도 안 갔냐?”며 문을 살짝 열어 놓으시고 계단 아래로 내려가셨다. 난 문이 닫힐세라 "잠깐만 들어갈게요. 통계청에서 왔는데요. 가계부 때문에 방문 드렸어요. 잠깐이면 되거든요."하며 집에 들어섰다. 아주머니는 그만 얼른 집에 가라고 하셨지만 예전보다는 좀 누그러진 표정이셨다.

난 이때다 싶어 가계조사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 전국적으로 약 8,700가구가 쓰고 있다고 알려드렸다. 아주머니가 쓰시는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 통계자료로 활용되는지, 또 가계부에 기재된 내용은 절대 비밀이 보장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아주머니께서는 내가 밤늦게까지 다니는 게 안쓰러웠던지 알았다고, 잘 쓰지는 못하지만 한번 써보겠다고, 가계부 놓고 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심한 말해서 미안하다 하셨다.

아, 이제야 내 진심이 통하는구나! 난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다. 가계부 쓰시다 어려운 점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시라고 했다. 집으로 향한 나의 발걸음이 어찌나 가벼운지 온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이었다.

지금까지도 이 분께선 꼬박꼬박 가계부를 적고 계신다. 내가 혹 빠진 내용이 있어 전화라도 드리면 항상 친절하게 답변해주신다.

나 역시 지금도 연동표본을 시작하고 있지만 항상 처음은 두려움이 앞선다.

한 가구 한 가구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언젠가는 조사에 불응했던 가구도 언젠가는 통계조사에 응해줄 거라 나에게 최면을 걸며 희망을 가져본다.

긴 시간 이 일을 해왔지만 통계 일을 해야 할 앞으로의 시간이 더 많이 남아 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내가 통계공무원을 선택한 일을 후회하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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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 금지!!!

통계청 직원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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