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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수능이 막 끝난 고3 수험생들은 배치표를 들고 원하는 대학교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치열한 머리싸움을 했을겁니다. 하지만 여기 고3 수험생 못지않게 갈등의 기로에 놓인 대학생들이 있었는데요. 바로 통폐합의 위기에 처한 대학교 학과 학생들입니다.

만약 내가 소속된 학과가 갑자기 없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요 o_o 지금부터 통통 기자단과 함께 학과 통폐합의 현황을 알아봅시다. 

한 해에 전국에 있는 대학에서 학과 통폐합이 몇 건이나 발생할까요?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에만 456건의 통폐합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단순폐과(원래 있었던 학과를 다른 과와 합치는 과정 없이 단순히 폐지한 사례)만 해도 52건을 기록했습니다. 생각보다 엄청난 숫자군요?!

위의 그래프는 지난 5년간 학과 통폐합 건수의 추이입니다. 보시다시피 2015년 사상 최고인 406건을 기록하면서 그 어느 해보다 압도적으로 통폐합이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수도권 대학보다는 비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freepik


대학교 입장에서는 대학평가에서 높은 순위 달성과 정부 지원금을 수령하려면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중앙일보에서 매년 발표하는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교수당 학생 수, 학생당 장학금 규모, 졸업생 취업률 등을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는데요. 이런 항목들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인문·사회계열이나 예체능계열 학과들보다는 소위 ‘돈 잘 버는’ 이공계열 학생들을 더 늘리는 것이 유리합니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의 학사구조 개편안을 살펴보면 인문·사회·예체능계열 학과들을 아예 폐하거나 이공계열 학과에 통합시키는 사례가 많습니다.

사진 출처 : freepik, 건국대학교·한성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 홈페이지


올해 교육부에서 추진한 ‘대학구조 개혁법’도 학과 통폐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 법안은 학령인구(만 6세~만 21세)의 감소에 대비하여 대학의 정원을 감축시켜 나가자는 취지에서 만들었습니다. 현재 대학 정원을 유지한다면 2018년에는 고교 졸업생 수가 대학 입학 정원보다 많아지며, 2023년에는 대학의 초과 정원이 16만 1000명까지 불어나게 됩니다. 이런 사태에 대비하고자 평판이 좋지 않은 대학 위주로 정부 지원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학과를 통폐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freepik


재학생들은 학과 통폐합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학과가 통폐합되면 커리큘럼이 바뀌고, 듣고 싶은 과목에 대한 선택권이 줄어듭니다. 입학 전에 자신이 원해서 선택했던 학과의 과목을 더 이상 못듣게 되는 것은 학생들 입장에서 큰 손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과가 폐지되었을 때 느끼는 소속감의 부재는 학생들을 더욱더 괴롭게 합니다.

대부분의 학과 통폐합이 사전 공지 없이 급작스럽게 추진된다는 점에서 학생들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2년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학과가 없어졌다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는데요ㅠㅠ 학과 통폐합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 학생들과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례입니다.

내용 출처 : 노컷뉴스 '"제대하고 나니 과가 없어졌어요" 학습권 흔들리는 상아탑


학과 통폐합의 피해자는 학생들뿐만이 아닙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학과가 없어지면 교수들은 설자리를 잃고,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연구하던 분야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학문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학과 통폐합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집니다. 대학의 역할은 기업에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구를 통해 학문의 발전을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자연계열의 경우 실험실에서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이바지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라고도 해도 될 정도로 중요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대학평가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로 통폐합의 주요대상이 되었습니다.


서로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선 충분한 검토와 협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많은 대학교들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사구조 개편안은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 측과 학생 비대위 측의 협상으로 부분적인 타협을 이뤄낸 사례>

내용 출처 :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비상대책위원회 페이스북


학생들과 교수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사구조 개편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당장 1~2년 앞이 아닌 4~5년 뒤의 미래를 바라보고 대학 구조조정에 돌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는 학과들에서도 더 이상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조속히 타협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글은 '통계청블로그기자단' 기사로 통계청의 공식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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