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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기자단] 가로수 은행나무의 ‘윈윈’전략



“코를 찌르는 악취 같은 게 너무 심한 것 같은데요. 딱히 표현하자면 쓰레기 썩는 냄새 같아요.”

  가을철 도심거리에 은행나무 열매는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들뿐 아니라 특유의 악취까지 풍겨 해마다 치워달라는 민원이 빗발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가로수 은행나무 열매와 전쟁을 치른다고 하지만 암나무가 많아 역부족이며, 중금속 오염 우려에 열매를 줍던 시민들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 ‘가로수 은행나무’라고 검색해보면, “왜 가로수는 거의 은행나무인가요?” “왜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심는 걸까요?”라고 질문하는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가로수 은행나무에 관한 국가통계들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까 합니다. 우선 가로수 중 은행나무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알아볼까요?







  산림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말 가로수가 심어진 도로는 전국 도로연장 10만 4,983km의 33.2%인 3만 4,817㎞, 심어진 가로수는 모두 534만 9,000여 그루로, 은행나무(99만 9,000여 그루)가 차지하는 비율은 18.7%로, 벚나무 다음으로 많으며, 이어서 5.9%의 느티나무(31만 6,000여 그루), 양버즘 나무(30만 6,000여 그루) 순이었는데요. 

  특히 도시 지역은 가로수 중 은행나무가 40% 이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서울시의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인포그래픽스 제27호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전체의 41%로, 그 뒤를 양버즘나무(26%)이었으며, 은행나무와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의 비율은 총 67%로, 이는 2008년에 비해 5%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서울 시내 가로수의 상당수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가로수의 수종은 도시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시대에 따라서도 다르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서울 지역에선 언제부터 은행나무가 ‘1등 가로수’로 주목받게 된 건지 알아볼까요? 








  서울지역 가로수 10그루 중 9그루가 은행나무나 양버즘나무였을 정도로, 1995년에는 두 나무가 전체의 89%를 차지했는데요. 하지만 그 비중은 점차 줄어 2008년에는 72%, 2012년에는 65%로 집계되었습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양버즘나무는 1980년에 서울시내 전체 가로수 가운데 38%를, 1995년에는 47.8%를 차지해 1990년대만 해도 줄곧 1위를 기록한 가로수였으나 지속적인 수종변경으로 점차 줄어 2008년 30.6%에 이어 2012년에는 25.7%로 비중이 절반가량 줄어들었는데요.





  경기개발연구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양버즘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율은 55.6%로 은행나무(35.4%), 벚나무(26.9%) 보다 탁월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빠른 성장속도와 병충해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왕성한 성장 능력으로 고층 건물의 창이나 간판, 교통표지판 등을 가리거나 고압선에 저촉될 우려가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잦은 가지치기로 가로경관을 저해한다는 민원이 쇄도했으며,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외래종이라는 사실이 반감으로 작용되어 ‘일등 가로수’의 자리를 내놓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 가로수는 양버즘나무가 주종을 이뤘지만 은행나무로 ‘세대교체’된 상황인데요.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가로수 은행나무 중 가슴높이 지름이 20cm 정도 되는 것은 약 147kg의 CO2를 흡수하고, 107kg의 산소를 생산하며, 30년생 은행나무 1그루는 연간 14.2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이는 참나무류(10.8kg)보다 높고, 소나무(6.6kg)보다는 2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따라서 은행나무 가로수가 많은 것은 빠른 생장, 추위, 더위는 물론 도시 공해와 병충해에 강해 수명이 긴 나무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가을만 되면, 노랗게 익은 열매가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들 뿐 아니라 특유의 악취에 치워달라는 민원이 빗발쳐 늘 골칫거리였습니다. 은행나무가 자란지 15년 뒤 열매를 보고서야 암수 구별이 가능했기 때문인데요. 







  2011년 산림청이 '은행나무 성 감별 DNA 분석법'을 개발한 덕분에 이제는 1년생 묘목 단계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은행나무만 골라 심을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나무는 농장에 보내서 은행 생산용으로, 수나무는 가로수로 식재해 열매로 인한 공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으며, 암수 나무를 멀리 떨어뜨려 놓아도 수십km 날아가는 꽃가루 덕분에 공생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요.

 올해 5월 서울 세종로에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조성하면서 수나무만 심는 등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은행나무 DNA 분석법을 도입해 자치단체들은 새 가로수로 수은행나무만 심거나 기존 암은행나무를 수나무로 바꾸는 작업 추진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구마다 최근 들어 은행나무 가로수에 대해 ‘윈윈’하는 사례들이 눈에 띄는데요.

 



  실제로, 남이섬에 가면 서울 송파구 이름을 딴 ‘송파은행길’을 볼 수 있는데요. 송파구는 가을철만 되면 거리에 쌓여 처치 곤란인 낙엽을 서울보다 2주 먼저 은행잎이 떨어지는 남이섬에 보내고, 덕분에 남이섬의 관광객들은 늦가을까지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송파구 관계자에 따르면 낙엽은 일반 쓰레기처럼 매립할 수도 없어 소각 비용 부담이 큰데, 남이섬에 보내면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남이섬 측은 관광명소 만들기에 활용할 수 있어 ‘윈윈’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많은 장점에도 가을철만 되면 골칫거리가 되는 가로수 은행나무에 대해 앞으로는 은행나무 수나무의 선별 식재로 모두가 쾌적한 환경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가로수길마다의 한가득한 낙엽을 소각하는 대신 재활용하는 구마다의 ‘윈윈’사례들을 통해 소각비용을 줄이고 환경도 보호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어 앞으로는 가로수 은행나무 아래서 모두가 기분 좋은 가을을 맞이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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